왜 발행량을 지표로 보나
스테이블코인은 코인 거래소에서 달러 대신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코인을 팔고 잠시 쉬는 돈이나 코인을 사려고 들어온 돈이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머무릅니다. 그래서 스테이블코인 전체 발행량이 늘면 코인 시장 쪽으로 들어온 달러가 늘었다고 보고, 줄면 빠져나갔다고 보는 해석이 널리 쓰입니다. 구조와 위험은 앞서 다룬 스테이블코인 글에서 설명했고, 이 글은 발행량과 비중 같은 숫자를 시장 지표로 읽을 때 무엇을 재는 숫자인지, 어디서 착각이 생기는지에 집중합니다. 특정 기간의 발행량 수치는 집계처마다 다르고 계속 바뀌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발행과 소각: 숫자가 바뀌는 방식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에 돈을 맡기면 그만큼 새로 발행되고, 스테이블코인을 돌려주고 돈을 받아 가면 소각됩니다. 그래서 전체 발행량의 변화는 그 기간 발행에서 소각을 뺀 순발행과 같습니다. 그런데 발행사가 앞으로의 수요에 대비해 미리 발행해 두고 아직 시장에 내보내지 않은 물량이 있을 수 있고, 이것을 집계에 넣는지에 따라 숫자가 달라집니다. 또 큰 발행이나 소각 소식은 실시간으로 알려지기도 하지만, 그것이 곧 누군가 코인을 사거나 판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발행은 돈이 들어온 통로가 넓어졌다는 기록입니다.
숫자를 읽기 전에 구분할 것
같은 날 같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량이 화면마다 다르게 나오는 일이 흔합니다. 대부분은 무엇을 세었는지가 달라서 생기는 차이이니, 숫자를 비교하기 전에 아래를 먼저 확인합니다.
- 총 발행량인지, 발행사 보유분을 뺀 유통량인지
- 여러 블록체인의 합계인지, 다리 서비스로 옮겨진 물량이 두 번 세어지지 않았는지
- 한 종류만 센 것인지, 여러 스테이블코인을 합친 것인지
- 수량 기준인지, 시가총액 기준인지
늘었다고 모두 매수 대기 자금은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의 대기 자금으로만 쓰이지 않습니다. 해외 송금이나 결제, 디파이의 담보와 대출, 이자를 준다는 상품, 달러를 직접 갖기 어려운 지역의 달러 수요처럼 코인 매수와 관계없는 쓰임이 많습니다. 이런 물량은 거래소 밖에 머물며 코인 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거래소로 들어온 스테이블코인도 언제 코인을 살지, 아예 사지 않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발행량이 늘었다는 사실과 곧 코인을 사려는 돈이 늘었다는 해석 사이에는 이렇게 여러 단계의 가정이 끼어 있습니다. 발행량의 변화는 긴 흐름으로 보는 편이 덜 흔들립니다.
스테이블코인 비중은 분자와 분모가 같이 움직인다
전체 코인 시가총액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자주 쓰입니다. 비중이 높으면 시장에 현금처럼 머무는 돈이 많아 조심스러운 분위기로 읽히곤 합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거의 고정이라, 다른 코인 가격이 크게 내리면 발행량이 그대로여도 비중이 저절로 오릅니다. 반대로 코인 가격이 오르면 비중은 떨어집니다. 그래서 비중의 변화는 돈이 들어오고 나간 것보다 다른 코인의 가격 변화를 더 많이 반영할 때가 있습니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를 볼 때 스테이블코인을 뺀 값을 따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비중은 발행량과 함께 봐야 뜻이 분명해집니다.
원화 시장에서 보이는 신호: 테더 프리미엄
국내 원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원화 가격은 은행 환율과 꼭 같지 않습니다. 이 차이를 테더 프리미엄이라고 부르며, 국내에서 달러 자산을 사려는 수요나 해외로 자금을 옮기려는 움직임, 국내 시장의 분위기가 반영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주말에는 외환시장이 닫혀 환율이 금요일 값에 머무르므로, 그동안 원화 가격만 움직이면 프리미엄이 커지거나 작아져 보입니다. 거래소의 입출금이 막힌 동안에도 차이가 쉽게 벌어집니다. 그래서 테더 프리미엄은 한 번의 값보다 평일과 주말을 나눠 흐름으로 보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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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넌스 레이더는 코인게코 데이터로 스테이블코인 비중과 스테이블코인을 뺀 비트코인 도미넌스를 일반 도미넌스와 나란히 보여 주므로, 비중의 변화가 다른 코인의 가격 때문인지 함께 따져 볼 수 있습니다. 김치 프리미엄 레이더에서는 테더 프리미엄과 그 이력을 볼 수 있어, 원화 시장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환율보다 비싸게 또는 싸게 거래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포탐욕 가제트는 시장 심리 지표를 비트코인 시세와 함께 보여 주니, 스테이블코인 지표와 나란히 놓고 분위기를 여러 각도에서 보는 데 쓸 수 있습니다.
정리와 주의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달러가 코인 시장 쪽으로 들어온 통로의 크기를 보여 주지만, 늘어난 돈이 모두 코인 매수에 쓰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비중은 다른 코인의 가격에 따라 저절로 바뀌고, 테더 프리미엄은 주말 환율과 입출금 상황에 흔들립니다. 숫자를 볼 때는 출처와 집계 기준을 함께 적어 두고, 하나의 지표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니며, 발행량과 준비금 정보는 발행사의 공식 공시를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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